경북 포항에서 여중생이 조건만남을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8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엄중한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7일 ‘촉법소년, 미성년자 가해자들의 성매매 강요와 집단폭행으로 인한 15세 여동생의 앞날이 무너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양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포항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해 접하셨는가”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동생이 조건만남을 거절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가해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4월 28일 가해자 친구들이 동생에게 조건만남을 강요했다. (동생은 이를) 거절하며 편의점 주인을 향해 입 모양으로 도움을 요청해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7일 건물 옥상에서 동생을 세워 두고 신고에 대한 보복이라는 가해자 본인들의 명분으로 집단폭행이 시작됐다”며 “여럿이 둘러싸고 머리, 얼굴, 몸을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기절한 상태에서도 폭행이 지속됐다”고 했다.
그는 “기절한 동생 위에 올라타 성폭행을 일삼고 입속에 침 뱉기, 담배로 지지기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온갖 악한 만행들을 일삼았더라”고 전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A양이 폭행당하던 장면은 영상통화와 동영상으로 실시간 유포됐다. 그는 “(폭행) 영상을 접한 또래 학생이 신고해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해수욕장 일대를 추적하던 중(에도) 가해자들은 20대 남성을 불러 또다시 2차 폭행을 하며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현재도 본인 행동에 대해 양심의 가책이라곤 없다”며 “법의 테두리와 제도 앞에서 무력해지는 피해자들에게 현실적 보호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해당 사건이) 미성년자들이 저지른 가벼운 범죄 중 하나로 묻혀서는 안 된다.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그냥 흘러가는 하나의 작은 사건으로 종결돼 묻히지 않도록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글은 25일 오전 11시쯤 10만8000여명 동의를 얻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용의자 8명 가운데 7명에 대해 구속수사 방침을 정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가해 여중생 1명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가정법원으로 송치됐다. 가해자 중 일부가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어서 형사 처벌을 면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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