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20대 승객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60대 택시기사의 딸이 A씨의 신상공개 및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4일 “분당 택시기사 흉기살해 범인에 대한 ‘신상공개 및 엄벌(사형)’을 간곡히 청원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5일 오전 10시 기준 1만28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자신을 숨진 택시기사의 딸이라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는 인천에서 분당으로 향하던 택시에서 뒷자리 승객으로부터 목과 가슴 등 신체 부위를 칼에 찔려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다”며 운을 뗐다.
청원인은 “아버지와 갑작스럽고 황망한 이별을 한 후,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마음을 추스르고 글을 쓴다. 집에 와보니 일 나가시기 전 아버지의 흔적들이 이렇게 다 남아 있는데 왜 집에 돌아오지 못하셨는지 너무나도 비통하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눈을 감으면 아버지의 마지막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눈물이 난다. 남은 가족들은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인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돌아가신 아버지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자, 30년 동안 개인택시를 하시며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이다. 평소 주위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시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분”이라며 “왜 이런 일이 아버지한테 일어났는지 하늘이 원망스럽고, 이 나라가 원망스럽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장례를 치르는 동안 언론에서 보도해주는 기사를 보고 사건 경위를 접하고 있다”며 “장례가 끝난 후 분당경찰서로 찾아가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유받고자 했으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라,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내용을 들으라는 답변을 받고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감한 시민 덕에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의 살해 동기는 ‘횡설수설’, ‘5~6년간 정신과 진료 병력’에 대한 기사만 있을 뿐, 그 누구도 심지어 담당 경찰관도 왜 우리가 아버지와 이렇게 이별을 해야 했는지 이해시켜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범인이 ‘정신병력’을 프리패스처럼 소유하며 다시는 이 도시를 자유로이 활보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가 없도록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검찰에서는 사형을 구형, 재판부에서는 사형 선고를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지난 16일 택시 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20대 승객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50분쯤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 인근 도로를 달리던 택시 뒷좌석에서 기사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택시는 후진해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섰다. A씨가 차 문을 열고 도망가려 하자 현장에 도착한 견인차 기사가 문을 막아섰고, 인근을 지나던 시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인천에서 택시에 탑승해 성남까지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과거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횡설수설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택시 안에 있던 블랙박스를 확인해 당시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태경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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