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베란다를 통해 마치 제집인 양 드나든 남성이 주거침입죄로 붙잡혔다.
SBS가 24일 입수한 제보 영상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의 한 오피스텔에서 사는 A씨는 이사 온 직후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어느 날은 창문이 열려 있었고 다른 날은 배수관에 끼워놓은 휴지의 위치가 달라져있었다. 께름칙한 기분에 비밀번호를 세 차례나 바꿨는데도 이런 일이 계속되자 A씨는 집에 CCTV를 설치했다.
이후 5일이 지난 새벽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CCTV의 동작 감지 센서가 울렸다. 화들짝 놀란 그가 확인한 CCTV 영상에는 낯선 남성이 태연히 A씨 집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A씨는 “안방에서 어떤 사람이 나왔다”며 “되게 익숙한 듯이 돌아다니다가 거실 보고 옷방 한 바퀴 돈 다음 현관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경찰 신고 뒤 탐문 수사가 시작되자 바로 옆 건물 같은 층에 사는 남성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6층 높이에서 베란다 난간을 붙잡고 옆 건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술에 취해 호기심에 들어갔다”며 이전에도 한 차례 더 침입한 적 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SBS에 “불이 꺼져 있고 피해자가 없는 것 같아서 들어갔다고 했다”며 “특별한 거 안 했고 안에 있다 나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집안의 흔적 등을 이유로 침입이 상습적이었다며 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CCTV에 찍힌 한 건에 대해서만 주거침입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불법 촬영이나 성범죄 의도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해당 남성이 다시 침입하거나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A씨는 이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