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살인견, 뒷목 물고 축 늘어질 때까지 안놔”

입력 2021-05-25 08:48 수정 2021-05-25 10:34
50대 여성 물어 숨지게 한 대형견 (남양주=연합뉴스) 경기 남양주에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물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23일 오전 개를 마취한 뒤 조사하고 있다. 남양주소방서 제공

경기 남양주의 한 야산에서 50대 여성을 공격해 숨지게 한 대형견이 피해자의 목덜미를 물고 몸이 축 늘어질 때까지 놓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CCTV 분석 결과 이 개는 지난 22일 오후 2시37분쯤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의 마을 뒷산을 산책하던 50대 여성의 뒤로 달려가 습격했다. 여성이 깜짝 놀라 뒤돌아보는 순간 목을 물었다. 그리고는 이 여성이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꽉 문 입을 열지 않았다.

여성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개는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 행인이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A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인근 주민은 아니며, 이날 지인을 만나러 이 지역을 방문했다가 혼자 있는 도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텃밭을 함께 가꾸던 중 잠시 산책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119구조대는 마취총으로 이 수캐를 포획했다. 해당 개는 몸길이 150㎝, 무게 30㎏ 정도로 사모예드와 풍산개의 잡종견이라는 전문가 소견이 있었다. 포획된 개의 목에는 목줄이 채워졌던 흔적이 발견됐는데 현재로선 유기견으로 추정된다.

사고 현장 근처에 수십마리의 개를 사육하는 사육장이 있어 주인 B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B씨는 자신이 사육하던 개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경찰은 해당 사육장과의 연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

이 개는 두 달 전부터 남양주시 진건읍에 출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경찰에 “두 달 전부터 나타났고 사람이 부르면 다가와서 먹이를 얻어먹기도 했다”면서 “그렇게 사나워 보이지는 않는데 사람을 물어 죽였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