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정보대 “투자·혁신으로 특성화대학 추진하겠다”

입력 2021-05-24 21:06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전문대학은 물론이고 4년제 일반대학들까지 대규모 정원 미달 사태를 겪으면서 “대학들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는 게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학 측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은 그리 많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홍보비 및 학생 혜택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단기적인 방안보다는 학생들이 필요에 의해 스스로 찾게 하는 방법이 장기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경남정보대학교가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특성화 대학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경남정보대에 따르면 입시 100% 시대의 안일함에서 벗어나 대학교육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안을 마련했다. 지방 전문대학의 위기는 4년제 일반대학과 비교해 더 심각한 수준인 만큼 전문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것이 경남정보대 측의 설명이다.

최근 경남정보대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에너지 신사업 분야)’과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차세대 반도체 분야)’에 잇달아 선정되면서 신산업 특화 전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할 발판을 마련했다.

경남정보대 추만석 총장은 “부산 최초의 전문대학으로, 56년간 11만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그동안 많은 위기와 역경이 있었지만,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전국 최고 전문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과정 혁신과 과감한 투자로 현재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대학 혁신 의지를 밝혔다.

◇ 대학 혁신 이끌 '기획위원회' 지난 3월 발족

대학 혁신을 위한 준비는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이다. 경남정보대는 대학 혁신을 총괄할 총장 직속 특별기구인 ‘기획위원회’를 발족해 이미 교육과정 개편 작업이 한창이다.

위원회는 총장을 위원장으로, 전·현직 부총장들과 각 부서의 처장들을 위원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교수, 직원, 학생 대표를 선출해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두루 수렴해 혁신의 방향성을 정하고 있다.

위원회는 교육과정 개편을 위해 ‘학과 특성화’, ‘학과 간 융합교과목 개발’, ‘평생교육 확대’라는 키워드를 마련하고 실질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진행 중인 정원조정에서 새로운 학부제를 도입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성격이 유사한 학과들의 단순한 범주화가 아니라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융합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밑그림이란 것이 대학 측은 설명이다.


위원회의 활동은 과감한 투자와 구성원들의 화합을 전제로 진행한다. 자칫 등록금 수입 감소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과감한 투자와 상생을 선택했다. Z세대 학생들에게 적합한 디지털 교육환경의 대대적인 구축도 계획 중이다. 교수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추 총장은 “위원회 활동이 단순히 생존전략을 짜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학의 중장기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평생교육의 메카, 경쟁력 있는 전문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올 연말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학과 특성화 및 학과 간 융합 교육을 위한 학부제 도입

아울러 경남정보대는 내년 학부제를 도입해 분야별 특성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학과·전공별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7개 학부를 편성하고 17개 학과의 학과명을 변경했으며 2개(반도체과, 반려동물케어과) 학과를 신설한다.

각 학부는 앞으로 확대될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을 비롯해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사업에 공동 참여할 계획이다. 또 창의융합인재를 양성을 목표로 융합교과목도 적극 신설할 예정이다.

◇ ‘취업 보장 주문식 교육’ 확대로 대학 경쟁력 강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대학에 ‘주문’해 대학이 별도 반을 구성하고 교육해 기업이 채용하는 이른바 ‘취업 보장 주문식 교육’도 강화한다.

지난달 삼성중공업 기술연수원, 삼성중공업 협력사협의회와 3자 주문식 교육 협약을 체결해 별도 반을 개설, 2023년 100명의 학생이 삼성중공업 및 협력사에 취업한다. 약손명가, 준오헤어 등 유수 기업들도 주문식 교육 협약을 체결해 ‘교육-취업 원스톱 체계’를 갖췄다.

경남정보대는 앞으로 유수의 대기업을 비롯한 중견기업들과 밀접한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해 학생 취업을 책임지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