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공세에 나섰다. 각종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야권 1위를 달리는 경쟁자에 대한 견제 성격이 짙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무대응 뜻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지인은 24일 ‘윤석열 때리기’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게 윤 전 총장 의사”라고 전했다. 이 지인은 “윤 전 총장은 아직 정치 참여 선언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치적 공세에 일일이 맞대응하면서 같이 싸우는 장면을 국민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지인은 “윤 전 총장은 배짱과 맷집이 좋지 않나”며 “웬만한 네거티브 공세에는 휘둘리지 않고 본인 페이스를 고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식 정계 진출 전부터 정치적 공방전에 나서는 모습은 피하려 한다는 뜻이다.
여당 대권후보들은 윤 전 총장 정치 등판 시점에 다가올수록 더욱 날을 세우는 분위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가장 적극적인 편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2일 “윤 전 총장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 아니라, 검찰 조직 특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총장이었다”고 저격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인 23일에는 “정치검찰의 검찰 정치, 대한민국의 검찰공화국 전락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과 검찰에 집중 포화를 퍼부으며 당내 지지기반을 다지려한다는 분석도 많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윤 전 총장을 향해 “예쁜 포장지만 보여주지 말고 알맹이를 내 보이라”고 가시를 날렸다. 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많은 경험과 식견, 감각이 요구되는 자리다. 편중된 경험이나 벼락공부로는 될 수 없다”고 윤 전 총장을 평가 절하했다.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부터 윤 전 총장과 대척점에 서 온 추미애 전 장관 역시 연일 윤 전 총장을 비난하고 있다. 23일 페이스북에 “최근 검찰은 이성윤 검사장을 억지 기소해 지휘권을 흔들어 힘을 빼는 수법으로 유력 대선후보가 된 윤석열 부인의 수사를 미적거리며 보위하고 있다”고 쓰기도 했다.
국민의힘 복당에 사활을 걸고 있는 홍준표 의원도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평생을 검찰 사무만 한 사람”이라며 “대통령 직무에서 검찰 사무는 0.1%도 해당하지 않는다. 대통령 직무가 날치기 공부해서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잠재적 경선 경쟁자에 대한 공세를 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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