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유나이티드를 2부 리그에서부터 3시즌 동안 지휘해온 ‘괴장’ 마르셀로 비엘사(65·사진) 감독이 팀을 1년 더 맡기로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이 진행된 23일(현지시간) 비엘사 감독이 구단과 계약을 1년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비엘사 감독과의 계약 연장은 수일 내 구단 차원의 공식 발표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날 경기에서 리즈는 이미 강등이 확정된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을 3대 1로 꺾고 4연승하며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홈구장 앨런로드에는 관중 8000명이 찾아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응원했다. 가디언은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8000명이었지만 4만명의 응원처럼 들렸다”고 묘사했다. 리즈가 달성한 9위는 2001-2002시즌 EPL 5위를 한 이래 최고 성적이다. 리즈는 2시즌 뒤인 2003-2004시즌 강등당했다.
이번 시즌 리즈는 승격팀이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치며 강팀과의 승부에서도 물러나지 않았다. 팀 득점이 총 62골로 리그 6위다. 특히 구단 유소년 출신 잉글랜드 공격수 패트릭 뱀포드는 17골을 넣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과 같은 수치로 리그 득점 공동 4위다. 반면 리즈는 실점도 54점으로 리그에서 7번째로 많았다. 강등 당한 풀럼보다도 1골이 많은 수치다.
비엘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약 연장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구단이 보인 성의에 감동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리즈 구단이 제안한 건 감독이 구단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수준”이라면서 “그동안 구단으로부터 받은 것보다 얼마나 더 많은 걸 받을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비엘사 감독은 “팀이 이룬 성과에 매우 만족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더 많은 승점을 쌓을 수도 있었다”며 욕심을 보였다. 안드레 라드리자니 리즈 구단주는 다음 시즌을 대비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비엘사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엘사 감독은 1990년 아르헨티나 구단 뉴얼스올드보이스에서 감독 경력을 시작,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해 리즈까지 무려 12개 팀을 지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지도했으나 조별리그 탈락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카를로스 테베즈를 앞세워 금메달을 땄다.
그는 한때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후보로도 거론된 적이 있을 정도로 공격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명장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엘로코(El Loco·미치광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괴팍한 성격 탓에 오래 한 곳에 머무리지 못한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그는 2018-2019시즌부터 리즈를 맡아 지난 시즌 리즈의 EPL 복귀를 이끌었다. 그가 4시즌 이상 지도하는 프로구단은 리즈가 처음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