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멈춘다… 올 여름도 폭염 예고, 강수량은 비슷할 듯

입력 2021-05-24 16:33


올 여름은 ‘라니냐’(‘엘니뇨’의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주변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가 종료돼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보인다. 여름 태풍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9~10월에 ‘가을 태풍’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상청은 ‘2021년 여름철 3개월 전망(6∼8월) 해설서’에서 “올해 6~7월 한반도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확률이 80%”라고 24일 전망했다. 8월의 경우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은 50%였고, 비슷할 거란 전망은 30%였다. 평년보다 뜨거운 여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예년보다 더운 여름을 예측하는 배경에는 라니냐 종료가 놓여있다. 동태평양 적도에서 발생하는 라니냐는 해수면 저수온이 5개월 넘게 이어지는 이상 기온 현상이다. 지난해 8월 시작된 라니냐는 봄 동안 약화된 후 이달 종료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라니냐가 종료된 2018년 한반도는 역대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다. 당시 폭염 일수는 31.4일로 역대 최장이었다. 기상청은 “라니냐가 멈추면서 이 영향으로 한반도 기온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와 북태평양·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도 여름 기온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기상청은 2018년과 같은 ‘최악의 폭염’까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 2018년에는 라니냐가 종료된 것과 함께 북극 진동으로 따뜻한 공기가 한반도 주변을 감쌌지만, 올해는 차가운 공기가 남하할 가능성이 있어 그때와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름 태풍의 강도와 횟수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을 태풍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한상은 기상청 기상전문관은 “여름에는 평균 2~3개 태풍의 영향을 받는데, 올해는 1~4개 사이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 들어 9~10월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65년 만에 가장 빨리 장마가 찾아온 일본 장마와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일본 규슈에서는 지난 11일 올해 첫 장마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한반도에서도 평년보다 이른 장마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현재 한반도에는 북쪽 찬 공기가 내려와 있어 정체전선이 올라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7~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여름철에 발달하는 저기압과 불안정한 대기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 강수량 격차가 매우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