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75) 국가 고문이 법정 출석을 통해 113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24일 수도 네피도의 특별 법정에 나와 자신이 받는 여러 혐의 관련 재판에 참여해 발언했다.
그는 변호인단에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국민을 위해 창당됐으며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군부의 임명으로 꾸려진 선관위원회가 NLD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지난해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NLD 강제 해산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앞서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와 동시에 수치 고문을 가택연금하고 그가 이끄는 NLD 소속 정치인들을 대거 체포했다. 수치 고문은 이후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군부가 그에게 적용한 혐의는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것(수출입법 위반),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것 등이다. 이후 선동과 전기통신법 위반, 뇌물수수와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수치 고문에 대한 공판은 그동안 화상으로 진행됐다. 군부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난 22일 공개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고문은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수일 내로 재판에 출석할 것”이라며 수치 고문의 법정 등장을 예고했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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