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예쁜 스포츠카” 빗대자… 이준석 “난 전기차” 응수

입력 2021-05-24 10:59 수정 2021-05-24 13:52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이 “당 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가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하는 자리”라며 중진 대표론을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최근 여론조사와 관련해 “국민께서는 신진이라고 하니 좋게 보시는 부분이 있겠죠”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0선·초선의 신진 소장파 그룹을 ‘예쁜 스포츠카’에, 중진그룹을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에 각각 빗댄 것이다.

그는 “이번 대선으로 가는 길은 아주 멀고도 험한 길”이라며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보기 좋은 것’과 ‘일 잘하는 것’을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되면 신진들의 역동성이나 이런 부분은 전면적으로 배치해서 그분들이 당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앞장서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신진 그룹을 공개 지지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앞서 오 시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차기 당 대표로 이른바 ‘0선·초선’으로 불리는 소장파 주자들을 공개 지지했다. 이 글을 놓고 오 시장이 사실상 이 전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 아무래도 정치 쪽에 아직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며 “좀 쉬운 당 대표, 좀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이 대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다음 선거에서) 낙마하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하더라”고 전했다.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나 전 의원의 발언 이후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 제가 올 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라서 매연도 안 나오고 가속도 빠르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라 내부공간도 넓어서 많이 태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누어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