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업선교 모교회 존치운동 불붙었다

입력 2021-05-24 14:10
도시산업선교회 옛 모습. 인천도시산업선교회존치협의회 제공

옛 도시산업선교회터에 세워진 일꾼교회. 인천도시산업선교회존치협의회 제공

3.1운동의 요람 인천화도교회. 인천 동구와 중구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인천사람들에게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작 약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인천정신을 심어진 곳으로 통한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존치협의회 제공

인천 동구 화수 화평구역 재개발사업 경관계획. 인천도시산업선교회보존협의회 제공

인천지역의 대표적 민주화 관련 유산인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와 화도교회를 존치해야 한다는 기독교계와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4일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지지부진 했던 화수화평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이 2년 전부터 다시 시작되면서 산업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12년 전, 2009년 9월에도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존치를 요구하는 의견을 당시 재개발조합에 전달한 바 있고, 2019년 12월 17일에도 인천시장과 인천동구청장 및 화수화평재개발 조합장에게도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보낸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22일과 올 1월 25일 재개발 조합을 방문해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존치를 염두에 둔 설계변경을 요청했고, 지난 3월 18일 인천동구청에 존치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지난 3월 29일에는 인천시청을 존치 의견을 전달했다. 이어 4월 9일 인천시청에서 조합측과의 회의가 있었지만 조합측이 사전에 구두 약속한 ‘설계변경 검토’없이 기존의 의견만 제시한 까닭에 면피성 형식적 회의에 그쳤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여러 차례의 회의와 진정에도 불구하고 12년 전 재개발 설계도와 별 차이 없는 조합 측의 일방적 사업계획안 만 되풀이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도시산업선교회보존협의회는 화수 화평 재개발 지구 내에 있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화도교회의 존치를 강력 촉구하고 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대한민국의 민주화 관련 유산이자 인천지역의 민주노조운동 관련 산업유산으로 중요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가진 교회여서 존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에서 보듯이 근대산업유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대상일 만큼 그 가치를 크게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더웬트에 있는 방직공장과 노동자 숙소가 영국의 26개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존치됐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재개발조합이 결성된 직후부터 10년 동안 계속 현 건물의 존치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인천시, 동구, 재개발조합 측에 계속 전달했다.

최근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소유권자인 기독교대한감리회유지재단에서도 보존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조합측에 전달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이 교회는 3.1운동과 관련한 제암리교회(화성시 소재)와 더불어, 민주화와 관련한 ‘미문의 일꾼교회(옛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꼭 보존해야 할 교회라는 것이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도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사회 역사적 가치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 협의회’를 구성했다.

지난해 6월 대한민국 정부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설립자인 ‘조지 오글’ 선교사에게 ‘한국 민주화 공헌’에 감사하며 국민훈장을 수여하고 동일방직민주노조운동을 지원했던 조화순 목사에게도 국민훈장을 수여했다.

이곳은 ‘민주, 인권, 노동과 관련한 장소로서 그 현장이 보존되어야 할 당위가 있음을 확인해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동일한 재개발 구역 내에 있는 114년 역사의 화도교회(일제강점기 청년운동 사회운동의 요람지)도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똑같이 교회의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 협의회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화도교회의 존치를 강력 촉구했다.

참여단체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보존협의회,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감리교사회연대, 스페이스 빔, 기차길옆 작은학교, 인천여성노동자회, 미문의 일꾼교회, 화도감리교회 등이다.

아래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 활동 경과 보고다.

2009년 7월 27일 - 민주화 관련 유산으로서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존치를 내용으 로 한 진정서를 재개발조합에 전달함- 답변 없음( 이후 10년 간 재개발 사업이 표류함)
2019년 11월 24일 - 인천산선보존대책 협의회 준비모임을 일꾼교회 에서 가짐(조화순 목사 외 25명)다시 재개된 재개발에 인천산선의 존치 방안을 논의함
2019년 12월 17일- 인천시청. 인천동구청. 화수화평재개발조합에 인천도시산업 선교회 존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냄
2019년 12월 19일- 인천시청 답변:본 민원은 정비계획의 입안권자인 구청장이 검 토 ‘처리하는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어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13조 3항규정에 따라 관련기관 동구청장에게 민원서류를 이송하였음을 알립니다.

2019년 12월 27일- 인천동구청 답변:진정 내용과 같이 교회의 존치 등을 위해서는 기 수립되어 있는 정비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하며, 이는 정비 사업의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사업시행자인 조합과의 협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구에서 조합측에 의견을 확인 할 결과, 조합 역시 종교시설에 대하여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내에 종교시설에 대한 처리 방안을 수립하여 귀 교회와 구체적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우리 구에서도 귀 교회와 조합이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겠다는 의례적 답변을 받음

2019년 12월 26일 - 화수 화평재개발 조합 답변:당 조합은 그동안 침체 되어 있었던 화수 화평 주택 재개발 사업을 다시 정상화 시킨 후 종교시설 처리 방안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이에 조합은 여러 타 현장 사례 등을 검토하여 종교시설과 생산적 협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음
2019년 12월 26일 답변서 이후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연락이 없어
2020년 10월 24일 - ‘어느 여성노동자의 길’참여(동일방직- 일꾼교회) 후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보존을 위해 본격적 활동을 하기로 함
2020년 11월 15일-인천도시산업선교회 설립자 조지오글 목사 타계 후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존치 방안에 대해 여러 매체에서 산업선교회 재개발 상황을 기사화함
2020년 12월 22일 -재개발조합과 1차 면담을 가짐(장소-재개발 조합 회의실)
*존치를 염두에 둔 설계변경을 요청했고 조합측은 설계회사 의견을 듣고 다시 만나기로 함
2021년 1월 25일 -재개발조합 2차 면담을 가짐/재개발 조합 회의실 존치를 염두에 둔 설계변경의 기술적 검토를 한다고 했으나 아무런 검토가 없는 회의여서 형식적 회의에 그침. 3차면담을 갖기로 했으나 차후 연락이 없어
2021년 3월 18일- 인천동구청장 면담하고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조치를 요청함
2021년 4월 9 일- 인천시 관련부처와 정무부시장 면담하고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 치를 요청함
2021년 5월 24일 현재-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화도교회 존치 촉구 기자회견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