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 선거와 관련해 ‘0선·초선’ 토론회를 거론하며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후보자 중 누구라고 콕 찍진 않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 표명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는 글을 올리고 “방금 전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보았다”며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후보 중 누가 대표가 되어야 국민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라며 “다 훌륭한 분들이고 대표 자격이 있지만,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 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되었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라고 덧붙였다.
당대표 후보 중 ‘0선’은 30대인 이 전 최고위원, ‘초선’은 김은혜·김웅 의원이 있다. 오 시장이 특정인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서울시장 당선에 역할을 한 이 전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오 시장은 “정당은 집권을 위해 존재한다. 집권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부터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원은 전략투표를 하는데 국민의힘 당원은 분노투표를 한다고 한다”며 “분노는 잠시 내려놓으시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들의 잠재력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이번 당대표는 대선후보와 호흡을 맞추어 상호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서포터로서의 역사적 소명이 있다”며 “어차피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당대표 역할은 지원기능에 한정되고, 대선후보가 사실상 당대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의 공식대로 예상 가능한 결과라면, 기대감도 매력도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며 “적어도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대표, 위선과 무능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