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 “북한, 핵 보유국 인정 안해…공은 북한 코트에”

입력 2021-05-24 09:49
블링컨 장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첫 인터뷰
‘핵보유 인정, 핵능력만 축소’ 수용 않겠다는 의미
“북한과 외교할 준비…단번에 해결 기대 안해”
“북한, 분명한 조치 있어야”…전향적 결정 촉구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면서 북한의 전향적인 결정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블링컨 장관이 처음 가진 인터뷰라 관심이 쏠렸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받아들여만 하는가’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는 그러지 않고 있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북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대신 핵 능력만 축소하는 핵 군축 방식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재차 쐐기를 박은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한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가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며 “이 외교적 관여는 (비핵화) 목표를 향해 진전을 추구하는 신중하고 조정된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번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일괄타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분명히 조정된 외교가 있어야 하며, 북한으로부터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이를 제시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실제로 관여하기를 원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북한은 유엔이 금지한 활동들에 대해 계속 관여하고 있어 제재가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는 외교적으로 추구할 준비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우리는 외교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반복한 뒤 “문제는 북한이 그럴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새로운 대북정책과 관련해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우리의 동맹국들과 매우 긴밀히 협의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북한에 외교적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북·미 대화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이미 두 차례 접촉을 시도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첫 번째 접촉 시도엔 퇴짜를 놓았고, 두 번째 시도에 대해선 아직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