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30대 여성이 ‘딸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거짓말로 기부금과 각종 혜택을 받아오다 덜미를 잡혔다. 문제의 여성은 거짓말이 탄로나지 않도록 딸까지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딸 라일리(11)와 함께 사는 린지 아불(34)이 지난 14일 아동 학대와 방치, 사기 등의 혐의로 스타크 카운티 가정법원에 기소됐다.
아불은 과거 SNS를 통해 딸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수년간 딸의 치료 과정을 공유했고, 많은 이들에게 응원을 받았다.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자, 아불은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기부금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고펀드미’에 글을 올려 “딸의 치료비와 상담비로 쓸 돈을 기부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불은 기부금뿐만 아니라 수족관 무료 입장권,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경찰에 ‘아불이 딸을 학대, 방임하고 딸을 이용해 기부금을 받아내고 있다’는 내용의 익명 제보가 접수됐다.
경찰은 아불 딸의 병원 진료 기록을 샅샅이 살펴봤고, 아이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불은 ‘고펀드미’를 통해 모금한 4000달러(약 450만원) 대부분을 여행비로 탕진한 것으로 파악했다.
심지어 딸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믿게 하도록 심리 상담을 받도록 강요했다. 결국 라일리는 자신이 치료할 수 없는 중추신경계 질환에 걸렸다는 어머니의 말을 믿고, 소프트볼 선수의 꿈을 포기한 채 시한부로 살아왔다.
아불은 경찰 조사에서 “일부로 사람들을 속인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딸과 아불을 일시적으로 분리해 아동보호시설에 위탁했다.
한편 전남편인 제이미는 현지 언론을 통해 평소 아불의 행동이 수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딸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허락해주지 않았다”며 “아이의 진료 기록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