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트리 말 한마디에 맹물국숫집이 됐습니다”

입력 2021-05-23 19:23 수정 2021-05-24 01:13
유튜브 하얀트리. 유튜브 캡처

유명 식당이 음식을 재사용한다는 허위 폭로로 공분을 산 유튜버 ‘하얀트리’가 이번엔 국숫집 무단 촬영 의혹에 휩싸였다.

하얀트리는 지난 2월 자신의 채널에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한 국숫집을 방문한 영상을 게재했다.

하얀트리는 국숫집 대표 메뉴를 주문해 국물을 마신 뒤 “끝맛에서 섞이지 않은 맹물 맛이 났다. 베이스 육수에 물을 좀 탄 맛”이라고 평했다.

이 영상은 당시에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해당 국숫집 사장이 하얀트리가 영상을 몰래 촬영했으며, 육수와 관련해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국숫집 사장 A씨는 지난 20일 한 유튜버 채널에 “하얀트리가 (가게에서) 몰래 촬영을 했다”며 “내가 화가 난 건 육수가 진하거나, 심심하면 개인에게 다 맞춰주는데 먹고 나서 맹물이라며 육수 제조법을 틀리게 얘기한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유튜버 '하얀트리'는 지난 2월 자신의 채널에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한 국숫집을 방문한 영상을 올리며 '육수에 물을 탄 맛이 난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해당 국숫집 사장이 올린 반박글. 유튜브 캡처

A씨는 해당 영상에 해명 댓글을 남겼지만 전부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육수 제조를 틀리게 얘기했다. 하얀트리에게 설명을 하고 댓글을 썼는데 다 삭제하더라”며 “저는 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물 국숫집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제발 유튜버가 제대로 된 방송을 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국숫집 사장의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하얀트리는 해당 영상에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하지만 영상은 그대로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하얀트리 캡처

하얀트리는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통해 대구의 한 간장게장집에서 음식을 재사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 폭로로 밝혀져 지탄을 받았다.

당시 간장게장집 사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1년여간 코로나도 극복하면서 성실하게 운영한 매장을 한 유튜버의 허위 영상 하나로 닫게 된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다”며 유튜버의 허위 방송에 대한 법적인 제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해당 식당은 온갖 비난에 시달리다 폐업했다가 지난 2월 다시 문을 열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