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이 23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매번 자기 입맛에 맞게 사실을 왜곡하는 허위 주장을 한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이 한 검사장의 법정 증언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한 검사장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로 열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공판에 피해자 자격으로 출석했다. 한 검사장은 법정에서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정치적 수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프레임을 갖고 사건을 조작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압수수색 때 방어권 행사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꼈다는 취지의 증언이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2일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하는 취지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었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29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서울고검 수사 결과 독직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추 전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진행은 대검 부장회의와 중앙지검 수사팀이 독자적 판단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사지휘권 행사도 윤 총장에게 수사팀의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한 검사장은 추 전 장관의 입장문에 대해 “제 법정 증언은 독직폭행 압수수색에 대한 것이었다”며 “추 전 장관의 지휘권발동 때문에 방어권 행사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꼈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추 전 장관은 지휘권 발동 외에도 사실과 달리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발언하고 혐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법무연수원에 좌천 발령했다”며 “매번 사실을 왜곡하는 허위주장을 하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한 검사장의 강요미수 공모 혐의에 대한 수사방해 및 수사검사에 대한 고소와 소송남발, 허위 증언 등으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