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포괄적인 ‘백신 파트너십’에 합의해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생산 공정 일부를 맡긴 모더나는 국내에 직접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 시설을 설립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결과 양국 정상이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23일 밝혔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한국의 백신 제조 생산 역량과 미국의 백신 기술 및 원부자재 공급능력을 결합하면 전 세계의 백신 수급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는 파트너십 내용을 구체화할 실무기구로 과학자,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을 꾸리기로 했다. 아직 전문가 그룹의 정확한 구성이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일정 수준의 실행력을 가지기 위해 중견급 이상 공무원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22일(현지시간)엔 민간의 협력 계획이 줄줄이 발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백신 원액을 들여와 인천 송도 공장에서 병입·포장(완제 충전)하는 후반부 공정을 맡게 됐다. 올해 3분기부터 대량 생산하기 시작해 수억 도즈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모더나는 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와 MOU를 맺어 추후 국내에 mRNA 백신 생산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부처는 모더나의 국내 투자 및 경영활동을 지원한다. 국립보건연구원과 모더나는 mRNA 백신 관련 연구협력 MOU에 서명했다. 이미 위탁생산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복지부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2014년 출범한 국제 보건 위기 대응 다자간 체제인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에 향후 5년간 2억달러(약 2255억원)를 새로 기여한다. 양국은 새로운 ‘보건안보 자금조달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도 힘을 합친다. 보건부끼리 맺은 보건의료협력 MOU를 확대 개정하는 안도 추진한다. 새 각서엔 기존 6개 협력 분야에 신종감염병 백신 및 의약품 개발 등 10개 분야가 추가될 예정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