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사절단으로서 미국을 방문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활발한 경제외교를 펼쳤다. 최 회장은 이번 방미는 대한상의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이다.
23일 대한상의와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 회장, 폴 덜레이니 통상·국제담당 부회장 등과 화상 면담을 갖고 한·미 재계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BRT는 전미제조업협회(NAM), 미국 상공회의소(USCC)와 함께 미국 내 3대 경제단체다.
최 회장과 볼튼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 ‘새로운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경영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기후변화와 소득격차, 인구감소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경영을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속적인 논의를 위해 BRT 대표단의 한국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반도체·정보통신 분야에서의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앞서 20일에는 미 정보통신산업협회(ITI) 제이슨 옥스먼 회장, 롭 스트레이어 부회장과 회의를 갖고 바이든 미 행정부의 산업 재편 전략과 반도체·정보통신 정책 동향에 관해 의견을 수렴했다. ITI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인텔 등 미국 기업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대만의 TSMC 등이 가입된 반도체·정보통신 분야 전문단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은 그간 역동적인 대미 투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수소경제와 전기차 배터리 양산,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미국의 든든한 경제 파트너 역할을 해 왔다”면서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양국의 산업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와 미·중 경제갈등으로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위기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전략 분야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도 강화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과 회의를 가졌다.
방미 사절단에 경제단체장으론 유일하게 참여한 최 회장은 방미 기간 양국 간 경제협력을 이끄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최 회장은 이번 방미 활동을 기반으로 양국간 교역, 투자, 공동 R&D 등 민간 차원의 다양한 경제 협력 방안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