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상에 자리 잡은 비대면 소비문화가 트럭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택배 등 물류 운송에 주로 이용되는 중·대형 트럭 수요는 지난해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달까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현대자동차의 중·대형 트럭 판매는 총 873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2% 증가한 수치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중·대형급 트럭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대형 엑시언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1% 증가한 2068대를 팔았다. 중형인 메가트럭과 마이티는 2048대와 3744대를 팔았는데, 전년과 비교해 각각 7.9%, 33.6%만큼 오름세를 보인 결과다. 주로 택배 등 중장거리 물류 운송용으로 쓰이는 준대형 모델 파비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353대)의 2.5배 수준인 870대를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본격화하면서 택배 물류량이 늘어나 중·대형 트럭 판매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본다. 자영업자들에게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는 1t급 소형 트럭인 포터와 달리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현대차의 중·대형 트럭 제품군은 그간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
2016년 2만3773대의 판매량을 보이던 중·대형 트럭은 2017년 2만3515대, 2018년 2만621대로 감소하더니 2019년에는 1만8783대로 2만대를 밑돌았다. 그러다 지난해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한 2만232대 판매로 반등했다. 올해 들어 월평균 판매량이 2183대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2만5000대 안팎까지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노후 트럭 교체 지원금 상향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지난해 4월 ‘특정경유자동차 등의 저공해 조치 및 보조금 지급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도로용 3종 건설기계의 조기 폐차 지원금 상한액을 기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향 조정했다.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스트럭, 콘크리트펌프트럭 등 중·대형 트럭 운전자가 수혜자다.
다만 같은 상용차라 하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표정은 엇갈렸다. 올해 1~4월 현대차를 포함한 국내 전체 트럭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 증가한 7만2072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객 운송이 주목적인 버스의 경우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판매량은 26.3%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7% 포인트 가량 줄었다.
현대차는 중·대형 트럭 수요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을 벌이는 중이다. 지난해 7월 능동형 케어 프로그램인 ‘어드밴스드 케어’를 국내 상용차 최초로 도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블루링크로 수집되는 각종 차량 정보를 활용해 고객에게 미리 연락하고 정비 서비스를 지원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아울러 영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등 주요 물류 이동 거점에서 타이어와 매연저감장치(DPF) 등 차량 기본 항목을 점검하고 필터와 냉매를 포함한 에어컨 무상 점검도 실시한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