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 갤럭틱, 세번째 우주여행 시험비행 성공 “우리는 우주에 있다”

입력 2021-05-23 15:57
영국의 우주여행 업체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VSS 유니티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 상공에서 활강을 준비하고 있다. 버진 갤럭틱은 올해 2번의 추가 시험비행을 마친 뒤 우주여행 상품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버진 갤럭틱 제공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차드 브랜슨이 세운 우주여행 업체 버진 갤럭틱이 세 번째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4년 그가 버진 갤럭틱을 세운 지 17년 만이다.

버진 갤럭틱은 22일(현지시간) 우주선 VSS 유니티의 시험비행을 무사히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비행은 조종사 2명이 직접 유니티를 조종해 발사장까지 돌아오는데 성공한 첫 비행이었다. 버진 갤럭틱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우주에 있다”며 성공을 자축했다. 미국 CNBC는 “버진 갤럭틱이 우주여행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항공기 모선 VMS 이브는 이날 미국 뉴멕시코 ‘스페이스 포트 아메리카’ 발사장에서 이륙한 뒤 상공 4만4000피트(13.4㎞)까지 비행했다. 이브에 장착돼 있던 VSS 유니티는 로켓 엔진을 분사하며 마하 3의 속도로 가속해 다시 상공을 날아올랐다. 29만3000피트(89.2㎞) 상공에 도착한 뒤 유니티는 기수를 지상으로 돌려 글라이드 비행 방식으로 발사장까지 무사히 귀환했다.

버진 갤럭틱이 이날 시험한 방식은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우주선을 항공기 모선에 달아 상공에서 발사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스페이스X’가 지상에서 로켓을 직접 발사하는 것과는 차이점이 있다. 버진 갤럭틱 관계자는 “29만3000피트 상공은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를 뜻하는 ‘카르만 라인’”이라며 “엔진 결함으로 시험 비행이 미뤄진 VSS 유니티의 문제도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VSS 유니티는 조종사 2명과 함께 최대 6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우주선이다. 리차드 브랜슨이 2004년 버진 갤럭틱을 세운 이후 처음으로 만든 스페이스십2급 2번함이다. 1번함인 VSS 엔터프라이즈는 2014년 10월 시험비행 중 공중분해돼 부조종사 1명이 숨졌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 3월 VSS 엔터프라이즈와 유니티를 개량한 VSS 이매진함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버진 갤럭틱은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상업 우주여행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올해 말에는 브랜든이 직접 탑승하는 시범비행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우주여행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이미 600여개의 좌석을 판매했는데, 좌석 1개 당 가격은 20만 달러(2억2550여만원)에서 25만 달러(2억8180여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좌석은 대부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사들이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