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물어 뜯어 죽인 개들…“주인은 보고만 있었다”

입력 2021-05-23 14:18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 대구' 캡처

목줄을 바닥에 떨어트린 채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던 개들이 고양이를 물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들이 고양이를 물어뜯거나 문 상태로 바닥에 내동댕이쳐도 주인은 그저 보고만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누리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23일 지역 정보공유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 대구’는 지난 19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서구 신당동 도로에서 말리누아종 개 2마리가 목줄을 끌며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고양이를 갑자기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물림 사고로 ‘노랭이’라 불렸던 동네에서 사랑 받던 터주대감 고양이가 희생됐다. 최근 구내염이 악화되면서 달서구 지역 소상공인들의 모임인 ‘점터냥이’가 노랭이를 돌보고 있었으며, 수술과 재활로 건강을 회복하던 중 이런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작성자는 “견주는 반려견 2마리가 고양이를 물어뜯거나 문 상태로 고개를 흔들며 바닥에 내팽개치는 가학적인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통제하지 않고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결국 해당 고양이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견주와 반려견 2마리는 목격자가 부르는 것도 무시한 채 현장을 도주해 신고된 상태”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 대구' 캡처

게시글에 따르면 주민들은 말리누아 견주에게 이미 수차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일은 단순 사고가 아닌 ‘소유주의 미필적 고의로 인한 동물학대 사망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말리누아는 군견과 경찰견으로도 활약하는 견종으로 훈련을 통한 통제가 필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성자는 “(해당 개들로 인해)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며 “가해견의 현장 주변 일정 거리 접근 금지를 통해 주민들과 반려동물의 안전 및 보호를 지키고자 서명운동을 진행하려 한다”고 전했다.

희생된 고양이 '노랭이' 생전 모습

해당 SNS 게시물 댓글에는 평소에도 이 개들이 잘 목줄을 하고 다니지 않았으며, 견주가 목줄이 땅에 질질 끌고 다닐 정도로 느슨하게 개들을 관리했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내가 무서워했던 개들이다” “평소에도 목줄 안 하고 다녀서 ‘주인은 뭐하나’ 싶었는데 결국 일이 터졌다” 등 댓글이 달렸다.

죽은 고양이를 돌봐 온 ‘점터냥이’ 대표는 견주에게 책임을 묻는 인터넷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유사 사고에 대한 행정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견주를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관할 구청도 견주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