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찾는 겨울철새의 종류와 개체수가 전년도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겨울철 조류 관찰 활동을 벌인 결과 겨울철새가 모두 90종 14만3500여 마리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70종 13만5000여 마리) 보다 20종 8500여 마리가 늘어났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먹황새(천연기념물 200호) 어린 개체 3마리는 울산 회야호를 찾았다.
또 경남 고성·김해 등지에서 주로 서식하던 독수리(천연기념물 243-1호) 무리도 울산 태화강과 국수천 일대에서 밤을 보내고 인근 사연댐 모래언덕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태화강을 찾았던 큰고니도 3마리가 시차를 두고 다시 날아들고, 이들과 함께 온 큰기러기(멸종위기 2급) 1마리도 큰고니가 떠난 3월 이후까지 태화강에 머물렀다.
2013~2015년까지 오다가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기러기목 오릿과 황오리도 다시 태화강을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황오리는 오렌지빛이 나는 새로 울음소리가 요란하며 수컷은 검은 목테를 두르고 있다.
태화강 겨울 철새 중 가장 많은 개체 수를 자랑하는 것은 떼까마귀·갈까마귀다. 이들은 2015년 5만5000여 마리에서 2016~2019년까지 10만여 마리가 관찰되다가 작년부터 13만여 마리가 태화강 대숲에 찾아든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 환경생태과 주무관은 “전년도보다 조류 관찰자를 많이 투입하고, 조사대상도 확대해 조류 개체 수가 더 많이 관찰된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태화강 하구 하천 생태계가 월동지로서 충분한 환경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울산 태화강·외황강·회야호·선암호·울산만 등 57.59㎢ 일대는 최근 환경부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의해 국내 17번째 ‘국제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에 등재된 바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