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일부가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혀가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는 ‘대설증’을 보여 전문가들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 지역 일간지 KHOU는 최근 휴스턴의 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대설증’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자들은 말을 할 수 없고, 음식 섭취가 불가능할 정도로 혀가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설증’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환은 혀가 입속에 꽉 찰 정도로 커지는 증세를 보인다. 선천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으로 구분된다. 혈관종이나 림프 혈관종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텍사스 치과대학 제임스 멜빌 박사는 최근 환자들의 혀 크기 회복을 위한 수술을 진행했다. 멜빌 박사에 따르면 대설증은 비교적 흔한 증상이나,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대설증은 붓기 정도가 일반 환자와 비교해 훨씬 심하다.
그는 “이는 ‘거대 대설증’으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멜빌 박사는 “최근 진료한 코로나19 환자 중 9명이 대설증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수술을 받은 앤서니 존슨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대설증이 발생한 환자 중 1명이다.
당시 존슨은 3개월 동안 혀가 평소 크기보다 몇 배로 부풀어 올라 말을 하거나 먹는 것이 불가능했다. 호흡 곤란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자 멜빌 박사와 의료진은 혀 크기를 원상태로 복구하고 염증을 완화하기 위한 대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존슨의 대설증은 현재 완화된 상태다. 수술 후 그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대설증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멜빌 박사는 “코로나19에서 살아남은 환자들은 혀 조직에 염증세포가 있었고, 이것은 특정 사람들을 희소질환에 더 잘 노출되게 만드는 어떤 것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발생한 신체의 면역 반응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멜빌 박사는 현재 환자들의 유전자에 공통적 연관성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그는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 예방하는지도 알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