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도롱뇽과 맹꽁이들, 전주에서 새 안식처 찾다

입력 2021-05-23 10:28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완산칠봉을사랑하는시민모임 회원들이 22일 도롱뇽 등의 산란지인 완산생태습지원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 전주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도롱뇽과 맹꽁이들이 새 안식처를 찾았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2일 시민 20여명과 함께 도롱뇽 등의 산란지인 전주 완산생태습지원 복구 봉사활동을 했다.

완산생태습지원은 완산칠봉을사랑하는시민모임 등과 함께 시민 성금으로 논으로 쓰였던 완산칠봉의 한 계곡을 매입해 생태습지로 조성한 곳이다.

이후 두꺼비와 산개구리, 도롱뇽이 산란하고 유치원생 생태학습장으로 이용돼왔지만 지난해 홍수로 인해 둑이 쓸려나가고 습지에 흙이 쌓였다. 결국 습지가 말라가며 도롱뇽이 알을 낳는데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습지의 둑을 새로 쌓고 주변을 청소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도롱뇽이 낳은 알이 무사히 부화할 수 있도록 습지를 복구했다”며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야생동물들 쉼터를 살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시와 전주생태하천협의회 회원, 유치원생들이 21일 삼천 생태학습장에서 맹꽁이 방사 행사를 갖고 있다. 전주시 제공.

앞서 전주시와 전주생태하천협의회는 지난 21일 홍산교 옆 삼천 생태학습장에서 맹꽁이 230여마리 방사 행사를 했다.

이날 방사된 맹꽁이들은 2013년 삼천 복원사업 도중 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됐던 곳에서 8960t의 매립 쓰레기를 처리하다가 발견된 것이다.

보금자리를 잃은 맹꽁이들은 전주수목원 인근 비닐하우스로 거처를 옮겼다가 최근 조성된 삼천 생태학습장으로 돌아왔다.

맹꽁이는 물웅덩이나 수풀 등에서 흔히 목격됐으나 주택, 도로 건설 등에 따른 생태계 파괴로 개체 수가 줄어 2012년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치원생 20여 명도 참석해 복원된 하천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맹꽁이를 관찰했다.

시는 이날 방사한 맹꽁이들이 새 보금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5년 동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승수 시장은 “멸종위기에 놓인 맹꽁이를 쓰레기장이었던 옛집에서 생태학습장이라는 새집으로 이사시킨 것은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이라며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태도시를 조성해 후대까지 공유할 수 있는 자연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