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그레고리 추기경 면담…인종 화합 강조

입력 2021-05-22 21:54 수정 2021-05-22 23:4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만나고 있다. 뉴시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 인종 간 화합, 코로나19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최초로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9년 4월부터 워싱턴 대교구 대주교직도 수행하고 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날인 개최된 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자는 내용의 대표 기도를 했고,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 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전날 개최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진전을 위해 긴밀히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또 한·미 양국이 이러한 공동의 시대적 과업을 함께 완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한 주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만큼, 문 대통령의 관련 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달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평소 인종 간 화합을 강조해온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 등 아시아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늘 관심을 갖고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그레고리 추기경은 인류애를 바탕으로 인종은 물론 개개인 간에도 상호 존중을 실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마음의 벽을 초월한 인종 간 화합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 국민들의 돈독한 우정과 폭넓은 교류가 한·미 관계의 소중한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까운 시일 내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을 다시 찾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17년 전인 2004년 아시아·남태평양 주교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 경험을 설명하면서 당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으며 다시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구르마 십자가.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면담 이후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구르마 십자가’를 선물했다. 이 십자가는 천주교 신자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기획으로 2019년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사용하던 손수레 중 70, 80년 된 것을 골라 해체한 뒤 만든 십자가 10개 중 하나다.

박세환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