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코로나 확진 후 ‘나무 꼭대기’ 올라간 인도 청년

입력 2021-05-22 19:10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격리 시설이 아니라 나무 위로 향한 인도 청년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지난 현지시각으로 17일 타임스오브인디아, 트리뷴 인디아 등 현지 매체는 인도 텔랑가나주에 사는 시바(18)의 사연을 보도했다. 텔랑가나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는 최근 인도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집에 돌아가게 됐다. 그러던 중 지난 4일 귀가 과정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바는 온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부모님과 여동생, 남동생 등 모두 5명이 함께 사는 집은 너무 좁았기 때문에 함께 머물기엔 위험한 상황이었다. 가족들과 격리돼야 하는 시바가 온전히 혼자 쓸 수 있는 방도 없었다.

설상가상 집 근처 격리 센터도 한창 공사 중이어서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었다. 지금은 모두 완공됐지만, 그가 확진 판정을 받을 당시에는 한창 건설 마무리 작업 중이었다.

hindustantimes 홈페이지 캡처

마땅한 격리 장소를 찾지 못한 시바는 결국 나무 위로 향했다. 혹여나 가족들이 전염되면, 일용직 노동자인 부모님의 소득이 끊겨 당장 생계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바는 위험하다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집 근처에서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로 향했다. 그는 그곳에 침대를 옮겨 생활 공간을 마련하고, 밧줄과 양동이로 도르래를 만들었다. 가족들은 이 도르래를 이용해 나무 꼭대기에서 지내는 시바에게 음식과 필수용품을 전달했다.

유튜브 채널 The Print 캡처

그는 11일 동안 아찔한 높이의 나무 위에서 격리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타임스오브인디아를 통해 “(나무 위에서) 머무는 동안 침대를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로프를 사용해서 나뭇가지에 묶어 침대를 고정했다”고 이야기하면서 나무 위에서 지냈던 시간 대부분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다고 했다.

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해가 지면, 나무 아래로 내려가 들판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연의 부름에 응하는 것 외에는 격리 기간 동안 나무를 떠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시바가 나무 위에서 쉬고 있는 모습. 타임스 오브 인디아 홈페이지 캡처

그는 마땅한 격리 시설이 없어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이 많다고도 말했다. 시바는 “마을에서 약 50명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고 많은 사람들이 격리 시설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각 마을에 격리 센터가 있으면 나처럼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시바의 사연은 현지 언론과 외신을 통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후 경찰이 그의 집을 찾아왔고, 시바는 마을에서 5㎞ 정도 떨어진 격리 센터로 이동해 생활할 수 있었다. 현지 경찰 측은 “이러한 사연을 전혀 몰랐다”면서 “보건 당국에서 모든 마을을 방문해 이 같은 일이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저렇게 높은 곳까지 침대를 설치했을까?” “저 상황에서 청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정말 존경한다” “혁신적이다. 빨리 코로나19에서 회복되기를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