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급 내정간섭…백신 지원 文 배려” 中·日 반응

입력 2021-05-22 17:21 수정 2021-05-22 17:22
연합뉴스

중국과 일본 언론이 현지시각으로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일제히 타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공동성명에 언급된 대만은 내정 간섭이라고 불만을 표출했고 일본 매체는 미국의 백신 지원에 대해 문 대통령을 배려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중국 관영 매체 “공동성명 대만 발언은 내정간섭”

환구망은 문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21일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양자 협력, 한미 동맹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22일 보도하며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대만과 남중국해가 언급된 것은 중국의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환구망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대만과 남중국해가 역시 거론됐다”고 강조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으며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매체는 이어 “지난 미·일 정상회담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등 중국 관련 내용이 거론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대만과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며 홍콩과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결연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었다”고 전했다.

환구망은 또 “수천 자에 달하는 한미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새로운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심화하고 5G와 6G, 반도체를 포함한 신기술 분야, 기후 등에서 새로운 연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아울러 봉황망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이번 한미 정성회담의 결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이 4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점을 주목했다. 또 한미 정상이 대화와 외교를 통한 북한 비핵화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자고 합의한 점도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매체 “백신 지원은 문 대통령 배려”

일본 언론도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일제히 타전하면서 중국을 견제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자국에서 비판받은 것을 배려한 것이라고도 했다.

일본 언론은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일제히 타전했다.일본 매체는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합의를 토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현실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는 한미 공동성명에 주목했다.

대만해협 안정, 한미일 협력 중요성 등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에 이어 백악관에 초청된 두번째 외국 정상이라는 점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두 정상이 북한 정세와 관련해 깊은 우려를 일치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북미정상회담에서 서명한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과거 합의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를 연계한 긴장 완화를 위한 현실적인 조치를 추구하기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두 정상이 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중국을 견제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앞서 스가 총리도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16일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명시했었다.

미국과 일본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을 언급한 것은 중일 국교 정상화 이전인 1969년 사토 에이사쿠 총리와 리처드 닉슨 대통령간 정상회담 이후 52년만이다.

지지통신도 한미가 한반도 비핵화 외교 방침을 공유했다고 타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성 김 국무부 차관보를 대북 특사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해 본격적인 대북 대화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고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핵폐기 개요 제시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정상회담 전제조건을 제시했고 문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개선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개국 협력의 중요성 등을 언급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고 했다. 아울러 55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언급한 매체는 문 대통령이 백신 접종 지연으로 비판을 받은 것을 배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정상이 정상회담 전 1950년 한국전쟁 유공자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한미동맹의 유대감을 과시했다고도 마이니치는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국무장관 등 실무진 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단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사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노선을 미국과 제휴해 진행할 생각을 드러냈다고 했다. 아사히도 두 정상이 회담 이전 1950년 한국전쟁에 종군한 미군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여해 한미 양국의 강한 동맹관계를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산케이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진행하면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문제에 오래 관여해온 성 김 국무부 차관보를 대북특사로 새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일을 포함한 다자간 협력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했다.

NHK는 스가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각료 모두 지난 정상회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것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각료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면서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미국 사회가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