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진주목걸이’ 발언에 크게 웃은 해리스

입력 2021-05-22 07:17 수정 2021-05-22 08:39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22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회담 직후 모두발언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진주목걸이 캠페인’을 언급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크게 웃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백악관 옆 부통령실이 있는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독대한 뒤 모두발언에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이 먼저 연설대 앞에 서서 즐거운 대화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세계가 지금 보건, 안보, 기후 등 점증하는 위협에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이 함께 긴밀이 공조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한 해리스 부통령은“양국은 공통의 민주적인 경제적인 가치, 그리고 우애와 가족, 문화와 역사로 연결돼 있다. 한국,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는 곳이 바로 내 고향인 캘리포니아주다. 미국 전역에서 한국계 미국인들은 의학, 학계, 연예계, 경제, 정치 등 각계각층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제적으로는 우리 양국의 동맹이 동북아, 인도 태평양, 전 세계의 평화·안보·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우리가 함께 자유롭고 열린, 그리고 번영하는 인도 태평양 지역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지역을 강압으로부터 자유롭고 국제규범과 질서에 기반한 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오늘 우리는 양국의 강력한 동반관계 및 한반도 내외 도전 관계 등 광범위한 사항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오늘 대통령님을 직접 뵙게 돼 대단한 영광이다. 오늘 방문에 감사드리고 논의를 기대하고 있겠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던 문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해리스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백신 접종과 경제회복으로 더 나은 재건을 실현하면서 미국의 정신을 되살려 포용과 통합의 길을 걷고 있는 것에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변화에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부통령님은 그동안 민주주의와 여성, 유색인종, 저소득층 등 소수자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오셨다”며 “부통령 취임 당시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진주목걸이 캠페인을 인상 깊게 보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보이지 않는 차별과 유리천장을 앞장서서 극복해온 부통령님에 대한 애정과 지지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듣던 해리스 부통령은 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여성으로선 최고 직위에 올라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취임식 날 미국 여성 수십만 명이 해리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진주목걸이를 착용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진주목걸이’ 캠페인이 열렸다.

이같은 발언 직후 워싱턴포스트는 ‘더 나은 재건’이라고 표현한 부분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도 다른 세계 정상들과 마찬가지로 전임 트럼프 행정부를 암묵적으로 비판했다”고 평가했다. ‘더 나은 재건’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캐치프레이즈로 전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위대하게’ 구호를 겨냥한 것이다.

천금주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juju79@kmib.co.kr

천금주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