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미국 대통령이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에 외국 대통령이 참석한 것도,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94세인 한국전쟁 영웅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은 휠체어를 타고 행사장에 입장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중위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퍼켓 예비역 대령은 1950년 11월 25∼26일 청천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 점령 과정에서 중공군에 맞서 활약했다. 당시 퍼켓 예비역 대령은 미 육군 특수부대인 제8 레인저 중대를 이끌다가 공격을 받자 가까운 탱크에 올라 최전선으로 이동했고, 부하들을 독려하며 205고지 점령을 지휘했다.
1926년생인 퍼켓 예비역 대령은 1945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1948년 6월 소위로 임관했으며, 1971년 전역한 이후에도 참전용사로서 관련 활동을 해 왔다. 1992년에는 육군 레인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문 대통령은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님은 한국전쟁의 영웅”이라며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섰다.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미국 참전용사들의 그 힘으로 한국은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 오늘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 우정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영웅들의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 되었다. 랄프 퍼켓 대령님과 용사들은 한·미동맹의 단단한 연결고리”라며 “오랫동안 건강하게 우리 곁에 머물러 주시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수여식 참석자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향해 “이 자리에 모시게 되어서 굉장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동맹의 힘, 미국과 한국 간 동맹의 힘이라는 것은 바로 용기와 결단력 그리고 희생으로부터 태어났다”고 했다. 이어 “한국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미국과 한국 간의 장병들의 힘이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이분들의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