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한국을 초청했지만 이를 거절했다는 주장에 정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박사는 21일 오전 열린 한미동맹재단-주한미군전우회 주최 ‘성공적인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한미동맹 평화 컨퍼런스’에서 발제문을 통해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쿼드 그룹의 일원으로 초청했지만 서울이 거절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차 박사는 “서울은 아시아 역내 다자간 이니셔티브를 대할 때 소위 안보 딜레마에 사로잡혀 있다”며 “한국은 미국 주도 이니셔티브에 서울이 가입하면 중국이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사드 논란 중 그랬던 것처럼 경제적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아시아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고립되는 현재 추세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함의는 한국이 앞으로 혼자서 중국을 상대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공급망, 5G 네트워크 및 규범에 근거한 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혼자 상대한다는 것은 동료 민주국가들과 함께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차 박사는 그러면서 “헤징이나 시간을 끌면서 나아가는 방식은 서울의 이익이 아니며 동맹에도 좋지 않다. 또한 보다 큰 중국의 압력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금은 한국이 미중 경쟁시대에서 어떠한 전력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은 한국의 이러한 다자 그룹에의 참여를 막지 않고 있으나 양국 간의 관계 침체도 이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쿼드와 같은 그룹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다면 일본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든 정부가 요청했지만 우리 측이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간 우리 정부에서 수차례 밝혔듯이 우리는 쿼드 참여국측으로부터 쿼드 참여를 요청받은 바 없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개방성, 포용성, 투명성 등 우리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국악과 지역‧글로벌 평화‧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쿼드 참여국들과는 이미 다양한 협력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사안별로 어떠한 협력이 추가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살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쿼드 멤버십에 변화를 주는 것과 관련해 예측하거나 예상할 게 없다”며 “한국은 미국에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한‧미‧일 3국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협의체와 국제기구 등에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쿼드 확대 논의가 없다”고 일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