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바이든, 마스크 벗고 악수도 나눠
서훈 안보실장 등 한·미 등 참석자들도 마스크 안써
미일 정상회담과 대조…당시 바이든, ‘두겹’ 마스크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국전쟁 영웅인 94세의 랠프 퍼켓 예비역 대령에게 미 육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이 수여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했다. 두 정상이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만난 것이다.
두 정상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고,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고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을 맞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코로나19로 극복하고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문 대통령은 퍼컷 예비역 대령과 포옹을 했으며, 그의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훈장 수여식엔 한·미 정부 당국자들을 포함해 6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을 수행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미국 측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이들이 일부 보이기는 했지만 대다수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은 전했다.
거리두기도 적용되지 않았다. 참석자들의 의자 간격은 좁았으며, 서 있는 사람들도 밀집된 모습이 보였다.
한국전쟁 영웅에 대한 훈장 수여식은 한·미 동맹을 부각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먼저 행사장에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휠체어를 탄 퍼켓 대령과 함께 입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명예훈장 수여 소식을 들은 퍼켓 예비역 대령이 ‘무슨 호들갑이냐. 우편으로 보내줄 수는 없나’라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전했고, 수여식장에 웃음이 터졌다.
이날 장면은 지난 4월 16일 백악관에서 열렸던 미·일 정상회담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두 겹의 마스크를 쓰고 회담장에 나타났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