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4대 그룹은 394억 달러(44조423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양국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방문했다. 청와대는 “한·미 간 경제동맹을 강화하고 기업인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를 시작으로 문 대통령이 본격적인 경제·통상 정상외교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산업 공급망의 연계를 통해 복원력과 안정성을 강화하고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확대하는 등 호혜적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테이블에선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 달러(약 19조1600억원)를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를 들여 실리콘 밸리에 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와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기업은 합작 또는 단독투자를 통해 약 140억 달러(약 15조78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인프라 확충 등에 총 74억 달러(약 8조34000억원)를 투자한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한·미 양국은 70여년간 이어온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은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중요해진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상호 보완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최첨단 반도체와 저탄소 경제의 핵심인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 보완성을 기반으로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면 급속히 확대되는 시장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백신 등 바이오산업도 양국의 시너지가 큰 분야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첨단, 친환경 분야 중심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우리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이 유사한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양국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협력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앞으로의 성과 도출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한국 산업부와 미 상무부는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논의한 협력 방안들을 향후 지속적으로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 협력을 위해 인센티브 지원, 공동 R&D 및 표준 협력, 인력양성 및 교류 등 가능한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과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스티브 키퍼 GM 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에드워드 브린 듀퐁 CEO, 르네 제임스 암페어컴퓨팅 CEO가 참석했다.
박세환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