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열면 멸망” 취소론 불붙인 日시장 발언

입력 2021-05-21 17:24 수정 2021-05-21 17:34

일본의 한 기초자치단체장이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 일본이 멸망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올림픽 취소론에 불을 붙였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강행한다는 의사를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여론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취소나 재차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사이타마현 사카도시의 이시카와 기요시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올림픽을 연다는 방향으로 생각을 한다. 그러나 올림픽을 열면 일본은 멸망하지 않을까라고 생각될 정도로 위기감이 크다”며 “(코로나19) 감염자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고, 변이 바이러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도쿄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그는 “감염증과 전쟁 중인 상황에서 올림픽을 여는 건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인은 싫더라도 결단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5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이에 도쿄올림픽 취소론도 힘을 받는 모양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차 연기해야 한다’는 응답은 83%나 됐다. 이달 초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선 59%가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올림픽 개최에 힘을 실어주면서 ‘재연기’하는 경우는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올림픽을 재차 미룰 경우 재정적 부담이 커지고 내년 2월 예정된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