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의 빈 공장을 사겠다며 계약금을 지불한 뒤 폐기물만 1만t 넘게 버리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남 아산시는 21일 선장면 대흥리 한 공장 안에 폐합성수지나 폐어망 등 1만1천여t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쓰레기 중 일부는 포대에 담기지도 않은 채 공장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공장 업주 A씨는 “공장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 계약금 1억8000만원을 받은 뒤 일단 넘겼는데, 지난 1월 말까지 잔금을 주겠다더니 연락조차 안 되고 있다”며 “그 사이 공장이 쓰레기 야적장으로 변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비슷한 일이 인근 인주면 공장에서도 벌어졌다. 몇 달 전 임대차 계약을 맺고 빌려준 공장 안에는 폐기물 2천여t이 가득 차 있다. 공장을 빌린 이는 현재 잠적한 상태다.
아산시는 같은 일당이 벌인 소행으로 보고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비슷한 수법의 범행을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다”며 “범인이 검거되면 행정대집행 후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장 인근의 주민들은 “이제 곧 장마철인데 야적된 폐기물이 비에 젖으면서 악취를 내고 오염수를 배출하는 등 2차 환경피해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태경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