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형식적인 공정마저 깨버린 정권이 윤석열 현상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 기조 발제에서 검찰총장으로 대표된 ‘법적·형식적 공정’을 거론하며 “이 정권이 그것마저 깨버렸다. (이것이) 윤 전 총장이 주목을 받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현상’은 “구체적인 인물을 통해 표출되는 욕망”이라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정부가 공정을 무너뜨린 덕분에 윤 전 총장이 대권후보 반열에 올랐고,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대선주자로서 사회 전체가 느낀 분노에 대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시대의 화두가 된 ‘공정’과 관련해서는 모든 대선주자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전 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대선주자들이 대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시리즈’ 정책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 전 교수는 “선심 주의 정책이 먹히지 않았다”며 “이 지사도 (공정 화두에) 숟가락을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에 공식적인 지지를 밝힌 것 아니냐는 일각의 평가와 관련해 “토론회 제목을 미처 전달 받지 못했다. 아직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의 석사 논문 지도교수였던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도 이날 토론회에 참가해 “대의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포퓰리즘을 배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교수는 “포퓰리스트가 정권을 잡으면 제일 먼저 개혁을 화두로 내걸고, 개혁이란 이름 아래 민주적 절차를 왜곡하고 자기 이상대로 국가를 개조한다”며 “포퓰리즘은 대의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을 주최한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자발적 모임이다.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 김종욱 전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김탁 고려대 의대 교수, 황희만 전 MBC 부사장 등 사회 각계각층 전문가 33인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