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과 통화해” 33인 전문가 “尹지지”…윤석열 대권 탄력받나

입력 2021-05-21 16:08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윤 전 총장이 정계 진출에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면서도 정치권과의 접촉을 시도했다는 얘기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 그룹까지 만들어지면서 그의 대권 행보에 계속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한 달 전 쯤, 4·7 재보선 사흘 뒤인 지난달 10일 (윤 전 총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은 인사 차 통화를 나누었으며 시간이 되면 만나자고 했으나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제 3자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만남은 좀 피해야 되겠다’는 연락이 와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낸 게 아니냐는 일부 평가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내가 누구를 기다리고 이런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별의 순간이라는 것은 순간 포착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된다”며 “프랑스의 드골이나 영국의 마가렛 대처 같은 사람들이 순간을 제대로 잡고 모든 정열을 바쳤기 때문에 커다란 업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여야를 떠나 국민의 지지가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면 가만히 있어도 거기에 (국회의원이) 따라붙게 돼있다”며 제3지대에서도 충분히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당 밖의 후보군을 직접 언급하며 대권 주자 포섭 의지를 내비쳤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 유승민 전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필두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대표, 안철수 대표, 최근엔 자천타천으로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대선 잠룡들로 불리는 분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야권에 속한 후보들이 적절한 시점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 통합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상현 전 국제사법재판소장이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을 위한 국민연합' 출범식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문가 33인은 이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그룹을 발족했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 모임인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모임의 상임대표인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반듯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견인하려는 지도자가 있어야 하고, 실질적으로 (정권 반대편에는) 윤석열 하나밖에 없으니까 윤석열을 중심으로 이야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자발적 기구일 뿐 아직 공식적인 싱크탱크로 보기는 어렵다. 윤 전 총장의 한 지인은 “철저하게 자발적인 모임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노동·외교 안보·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며 ‘사실상 대권 도전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대권 도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