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 父 “기막힌 시간에 기막힌 증인들 출현…계획대로 할 것”

입력 2021-05-21 13:44 수정 2021-05-21 13:54
지난달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를 추모하는 이들이 남긴 글귀와 꽃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놓여 있다. 윤성호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씨가 아들의 사망 경위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손씨는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경찰은 거의 정민이를 한강에 모든 옷을 입은 채로 자연스레 걸어 들어간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기가 막힌 시간에 기가 막힌 증인이 다수 출현했다”며 “짜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손정민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4시40분쯤 낚시를 하다가 한 남성이 수영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 7명의 제보를 확보하고 신원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손씨는 늦어지는 경찰 수사에 의구심과 서운함을 내비치고 있다.

손씨는 “이럴 줄 알고 저보고 강하게 나가라고 하신 분들은 ‘그럴 줄 알았어…쯧쯧’ 하시겠죠. 제가 강하게 나가면 달라졌을까요?”라며 “이미 초기에 증거는 다 없어지고 제일 중요한 사람은 술 먹고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수사권이 없는 제게 무슨 방법이 있었겠나”라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안하고 수사를 요청하지만 눈은 딴데를 보고 있다”며 “(아내가)세상에 이렇게 CCTV가 많은데 왜 그곳을 비추는 CCTV는 없냐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이번 손정민씨 사망과 관련해 친구 A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멈추고 경찰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손씨는 “저보고 ‘그만하라’는 이런 말은 가당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는 전단지를 붙이고 현수막을 걸면서 정민이를 위한 활동, 추모를 위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여러분의 관심이 생기면서 언론의 인터뷰요청이 온 거지, 누구처럼 언론을 초대한 적도 제가 인터뷰를 요청한 적도 없다”고 했다.

손씨는 “여기(블로그) 찾아오시는 분들이 절 공감해주고 걱정해주시면 너무 좋지만 맘에 안 드시는 분들은 안 오면 그만인 것을…뭐 상관하지는 않는다”며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든 전 제가 계획한 일들을 진행할 거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면 된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