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 당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이나,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적절치 않다며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27살 이후로 한 해가 계획대로 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으니 이제 익숙하기만 하다”며 “생각해보면 다 나를 이 판에 끌어들인 그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컴퓨터와 씨름하던 나를 사람들과 씨름하는 곳으로 끌어내 준 그분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그분’은 박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11년 12월 만 26세의 나이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그는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과 함께 ‘박근혜 키즈’로 불렸다.
이후 2017년 당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비박근혜계 의원들과 함께 바른정당으로 적을 옮기면서 박 전 대통령과는 완전히 결별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 전 최고위원이 현시점에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이 센 당원들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거부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과연 이 발언이 적절하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젊은 보수 지지층이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건 이념, 지역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적인 정치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우회적으로 이 전 최고위원의 태도를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정권을 교체하기 전에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는 건 표 날리는 행위”라고 꼬집기도 했다.
비판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인연에 감사 인사한 것”이라며 “박근혜를 당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정치를 시작하게 해준 분 정도로 대우하는 것이고 (이 정도면) 깔끔하다”고 반박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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