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포장지 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전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판단을 받는 것이 정치 또는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성공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취재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 중 한 기자가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생각하는 공정이 같은가’라는 질문에 “제가 그분(윤 전 총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예를 들자면 이런 상상이 된다”면서 윤 총장의 포장지, 그것도 ‘예쁜 부분’만 얘기를 꺼냈다.
이 지사는 “소비자는 내용물을 보고 판단하지 않나? 그런데 요즘은 포장지밖에 못 봐서 제가 내용이 뭔지 전혀 모르겠다”며 “누군가가 살짝 살짝 보여주는 부분적 포장지밖에 접하지 못해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윤 총장이 말하는 공정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가능하면 빨리 정치를 하실 것으로 생각된다”고 윤 전 총장의 대선 도전을 예상하며 “알맹이를 봐야 판단된다. 써보기라도 해야 하는데 포장지만, 예쁜 부분만 보여주셔서 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서 해석이 분분한 것이다.
이 지사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거나 정치적 비전을 밝히지 않은 채 잠행을 이어가는 작금의 윤 총장에 대해 비판한다 등의 말이다.
어찌됐건 창립식에서 이 지사는 공정과 성장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공정은 역사를 통틀어 언제나 가장 중요한 공동체 가치였고, 성장은 저성장으로 고통받는 현재 우리 사회의 시대적 화두”라고 공정과 성장에 대한 시대적 의미를 부여하며 “공정성의 회복이 성장의 토대가 된다”고 공정과 성장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는 기회의 총량을 늘리기 위한 지속적 성장”이라며 “모두가 성장의 결과를 함께 나누는 포용적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성공포럼 발족을 계기로 이 지사의 민주당내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등 친노(親盧) 인사가 대거 참여한 외곽 조직 ‘민주평화광장’이 출범한 데 이어 국회의원 중심의 성공포럼이 닻을 올렸고, 내달 10일엔 국내외 지지자 모임인 ‘공명 포럼’도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