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약발 없다’…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연일 강세

입력 2021-05-21 08:04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잠원동과 서초동 일대의 모습. 연합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당국의 경고도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를 잡지는 못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17일 조사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매매수급 지수는 104.8로 나타났다. 지난주 103.5보다 1.3포인트 더 높아진 수치다. 6주 연속 기준선(100)을 넘어섰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부터 내려가기 시작해서 4월 첫째 주 96.1로 올해 처음 기준선 아래를 기록했지만 한 주 만에 반등해 6주 연속 기준선을 넘기면서(100.3→101.1→102.7→103.7→103.5→104.8) 상승세다.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직후 시장 과열 움직임이 나타난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시장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매수심리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국민일보DB

서울을 5개 권역을 나눴을 때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06.7에서 이번 주 111.5로 4.8포인트 올라 지수가 가장 높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압구정동 대신 인근 반포·서초동 등으로 매수세가 옮겨갔고, 잠실·가락·풍남동 재건축 단지 등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여의도와 목동이 포함된 서남권도 103.3으로 지난주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여의도와 목동 재건축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되면서 지난주 전주 대비 1.7포인트(104.3→102.6) 내렸지만 규제 지역 인근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면서 이번 주 다시 반등했다.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도 103.4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올라갔으며, 지난주까지 2주 연속 기준선인 100에 머물렀던 마포·서대문구 등 서북권은 이번 주 101.1로 균형이 깨지며 매수세가 강해졌다.

동북권은 103.3에서 102.7로 0.6포인트 낮아져 서울에 유일하게 지수가 내렸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4월 중순 이후 매수자에서 매도자 우위(매수자 많음)로 전환된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할 변화”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시장 불안은 보궐 선거 이후 수요·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데 기인한 측면이 크므로 이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