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만난 문 대통령 “한·미 대화가 코로나 극복 계기”

입력 2021-05-21 06:38
문재인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앞서 발언을 위해 연단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를 만나 백신협력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고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공급망 협력 및 백신 협력 등 양국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간담회를 앞두고 문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모시게 돼서 매우 큰 기쁨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때 모셨던 그때 저의 큰 영광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같은 자리에 모시게 돼서 매우 큰 영광”이라고 환영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한·미 관계는 사실 안보의 관계지만 그것 외에도 굉장히 깊은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 저의 출신인 캘리포니아 지역 쪽에서 특별히 많은 한국 교포분들께서 기여를 하고 계시고, 그래서 제 스태프들로도 주미 한국인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에 대해서 양국 간에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까, 팬데믹을 퇴치하는 것 등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감사하다”며 “코로나 이후 나의 첫 외국 방문 일정을 의장님과 하원 지도부 의원님들과의 만남으로 시작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사람과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이게도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증명했다”며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0년간 다져온 한·미 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며 “의원님들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될 한·미 간의 대화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코로나 극복과 경제 회복,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양국 협력을 더욱 깊게 하고, 전 세계의 연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위해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의 환영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진 간담회에서 백신 지원 등 국제사회의 백신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한 미국의 리더십을 평가하고, 한·미 양국이 백신 수급을 위한 보건안보 정책을 긴밀하게 조율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한·미가 함께 실현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성공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북·미 대화가 빠른 시일 내 다시 시작돼야 한다는 점에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대북 관여 노력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경제 분야와 관련해 첨단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첨단·제조 산업의 공급망 구축을 뒷받침하는 전문인력 등을 위한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 등의 지원을 당부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미·중 갈등과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미·중 관계의 발전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며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미·중 관계의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과거사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갈 것”이라는 취지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 3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언급, 미국 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 최근 미 의회에서 코로나19 혐오범죄법 입법이 초당적으로 추진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우리 정부의 성원 의지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 앞서 미 상·하원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미 환영 결의안이 발표됐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정상 외교가 우호적 분위기서 시작됐다”며 “하원 지도부 간담회는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한 미 의회 내 폭넓은 이해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