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링턴 국립묘지 첫 방문한 문 대통령…한·미 혈맹 강조

입력 2021-05-20 23:50 수정 2021-05-20 23:51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전쟁 참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문 대통령이 한국전 전사자를 포함해 참전용사 및 가족 약 40만명이 잠들어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한국전쟁 이후 70년간 이어져 온 ‘한·미 혈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7분 알링턴 국립묘지에 도착해 차량에서 하차했다. 아셀 로버츠 의전장이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국립묘지 게이트를 통과할 때부터 미국 의장대 120여명이 도열해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외국 대통령 등 국가원수급에 대한 최고의 예우다.

문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써진 리본 걸린 화환이 무명용사의 묘 앞에 배치돼 있었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에 앞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기수단 앞으로 이동해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마쳤다. 이후 존스 워싱턴 관구사령관 안내에 따라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각주 및 속령을 상징하는 깃발을 지나 무명용사의 묘 최하단 계단 앞으로 이동했다. 이후 의장대 구령 “Present Arms”에 따라 다시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했다. 이어 군악대가 애국가를 연주했고 뒤이어 미국 국가도 연주됐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의장대 구령 “Order arms”에 따라 바로 자세 후 오마르 존스 관구사령관과 함께 무명용사의 묘 최상단 계단으로 이동해 화환에 손을 얹고 묵념했다. 문 대통령은 진혼곡이 연주되는 동안 경례 자세를 취하며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모든 군인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무명용사의 묘를 참배한 뒤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로 이동해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린다’는 문구의 기념패를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헌화한 미국 측 인사들에게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 경의를 표한다”며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 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방문에는 우리 측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이수혁 주미대사,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이 동행했다. 미국 측에선 듀렘 아길레라 묘지 관리국장 등이 함께했다.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인근에 있는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으며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한 미국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한·미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