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에 ‘혐짤’ 도배…혐오로 점철된 강남역 살인 추모게시판

입력 2021-05-20 19:20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 추모 게시판이 폭언과 욕설, ‘혐짤’(혐오스러운 사진) 등으로 도배됐다.


지난 17일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맞아 ‘우리의 기억과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추모 공간이 만들어졌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집회가 어려워짐에 따라 온라인상에서 추모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잊지 않겠다” “그 사이 사회는 변화한 걸까?” “여자라는 이유로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등의 글을 남기며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해당 게시판은 얼마 안 가 여성 혐오적인 발언과 사진 등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 ‘좌표’가 찍히며 집단적으로 글과 사진을 올린 것이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발언하는 것을 비하할 때 쓰는 ‘쿵쾅쿵쾅’ 이라는 표현을 비롯해 입에 담기 어려운 폭언이 잇달아 게시됐다.

이에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는 해당 게시판 캡처본을 공유하며 “끔찍한 백래시”라며 “도를 넘었다. 대책 회의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또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한 추모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을 언급하며 “이준석씨는 추모 메시지도 남기지 않고 혐오자들은 강남역 추모 게시판에 박원순 시장 사진과 여성의 성기 사진을 올리며 여성운동 자체를 조롱한다”며 “쓰나미 같은 백래시를 그냥 둘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