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하루 확진자 600명대에서 겨우 억제되는 가운데 고령자 접종예약률은 50%를 넘긴 후 더디게 올라가고 있다. 정부는 접종률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면서 교차 접종(1·2회 각기 다른 백신을 접종) 안전성 연구에 착수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46명 늘어 누적 13만411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큰 변동 없이 600명대에서 가까스로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만 60~74세 고령자는 백신 접종예약률은 이날까지 50.1%에 달했으나 예약률 증가세는 다소 주춤했다. 지난 17일 42.9%였던 예약률은 18일 47.2%, 19일 49.5%로 상승폭이 줄었다. 권덕철 1차장은 “백신 접종을 통한 일상 회복이 참여율 저조로 인해 늦춰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석가탄신일(19일)에 콜센터 연결이나 주민센터 방문 예약이 안 된 탓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예약하지 않으면 4분기에 다시 예약을 받게 돼 접종이 상당히 늦춰지게 되므로 많이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빨리 예약할수록 원하는 날짜에 가까운 의료기관을 선택해 접종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오는 27일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만 65~74세의 경우 5월 접종일 예약이 이미 모두 찼다. 방역 당국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자택을 방문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이나 이·통·반장을 통해서 가구별로 예방접종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분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차접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연구도 시작된다.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 연구는 스페인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유경 대응추진단 백신접종분석팀장은 “국내에서도 국립보건연구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400~500명을 대상으로 교차접종 임상시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연구를 통해 방역 당국은 교차접종을 해도 안전한지, 백신의 효과는 지속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희귀 혈전증 논란으로 접종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교차 접종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여름쯤에는 유럽여행을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백신을 접종받은 제3국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EU 회원국들이 이를 승인하면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접종하고 2주가 지난 여행객은 별도의 검사나 검역 없이 EU 회원국에 입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