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극의 자부심’ … 전주 ‘창작극회’ 창단 60년 맞았다

입력 2021-05-20 15:54 수정 2021-05-20 17:01
창작극회 창단 60년 기념 작품 ‘외노자 뚜야(원작 보이첵)’ 포스터 . 창작극회 제공.

전북지역 연극의 상징이자 자부심인 ‘창작극회’가 창단 60돌을 맞았다.

창작극회는 1961년 2월 희곡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박동화 작, 연출)’를 무대에 올리면서 첫걸음을 내딛었다. 당시 ‘전북대 극예술연구회’를 중심으로 30여명이 힘을 합쳤다.

이후 ‘연극을 통한 따뜻한 세상 만들기’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역 연극의 성장과 맥을 잇기 위해 묵묵히 땀흘려 왔다. 올해 회갑을 맞기까지 무대에 올린 작품은 모두 169편에 이른다. 오랜 전통과 일관된 작품 경향은 전국 연극단체 가운데 몇 손가락 안에 들게 한다.

1977년 작품 ‘산천초목’을 공연하고 있는 창작극회 단원들. 창작극회 제공.

1993년 작품 ‘꼭두,꼭두!’로 전국연극제 최우수작품상과 연출상(곽병창)을 받았다. 2003년에는 전국연극제에서 ‘상봉’으로 대통령상과 연출상(류경호), 희곡상(최기우), 연기상(김순자) 등을 휩쓸었다. 2년 전엔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작품 ‘아 부 조부’(연출/조민철 극작/송지희)로 은상을 수상했다.

1990년 단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전주시 동문사거리 근처에 창작소극장을 열었다.165㎡ 정도의 규모에 관람석 100석을 갖추고 있으며 무대, 조명, 음향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이 곳은 지금까지 연극을 비롯 뮤지컬, 콘서트,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창작극회 설립자이자 연출가인 고(故) 박동화 선생. 창작극회 제공.

단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설립자인 고(故) 박동화 선생의 뜻을 이어 순수 창작 초연작을 위주로 무대에 올렸다. 지역 연극인들을 배출하는 데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또 소극장공연 활성화, 연극 소외지역 공연, 생활 속 연극을 위한 연극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노력해 왔다.

11년차 배우인 이종화 씨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극단이어서 여기에서 배우 연기 활동을 하는 것 만으로도 큰 자부심이다”고 말했다.

특이점은 극단이 어느 한 사람 소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창장극회는 임기제 대표와 운영단원들의 협의로 운영되는 동인제 극단이다. 현재 단원은 100명이 넘는다.

창작극회는 창단 6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독일 천재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작품 ‘보이첵’을 각색한 ‘외노자 뚜야’를 21일 선보인다. 다음달 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창작극회 제170회 정기공연이기도 하다.

14번째로 극단을 맡은 박규현 대표는 “지금 현재 우리 동네, 우리의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내는 작업을 60년 동안 해왔다. 아무도, 저희 선배들도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앞으로 나아갈 60년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며 그동안 해온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