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동조자 안돼”vs“와서 비판해라” 서울대, 이준석 토크 논란

입력 2021-05-20 14:08
국민일보DB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가 진행하는 여름맞이 토크콘서트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초청된 것을 두고 학내에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는 지난 18일부터 여름맞이 특별 토크콘서트를 진행 중이며, 이 전 최고위원은 21일 오후 7시 두 번째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최근 서울대 일부 학생들은 ‘사회대 여름 축제 규탄 연서명’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토크콘서트 초청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청년단체가 제시한 성 평등 공약 질의서에 대해 “시대착오적 페미니즘을 강요하지 말라”고 대답하는 등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은 “20대 여성 자살률 증가, 잇따른 성 착취 범죄 등 뚜렷한 징후를 가진 차별의 존재를 부정하고, 분명한 현실 문제에 대한 공약 제시를 거부한 무책임한 발언이었다”며 “다양한 신념과 선택을 보장하기 위한 시도를 비난하며 편견과 혐오를 정치적 세력화 도구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해당 인사를 초청해 발언을 듣고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것은 혐오에의 동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이 전 최고위원의 강연이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 전 최고위원이 차별 발언 등을 한 건 사실”이라고 동조하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연사 선정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 “이 전 최고위원의 발언이 싫다면 강연회에 참석해 당당히 비판하면 될 일”이라는 반발 의견도 있었다.

또 일부 학생들은 “이 전 최고위원은 0선 의원으로, 같이 나온 연사들에 비교해 업적이나 활동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그의 경력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사회대 학생회는 이 전 최고위원의 강의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생회측은 “이 전 최고위원은 운영위원회의 인준된 절차 하에 섭외된 인사이기 때문에 행사는 그대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우려 목소리가 있었던 만큼 초청 강의를 최대한 자유로운 토론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사전 질의와 현장 질의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학우분들이 이 위원의 주장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보장하겠다”고 전했다.

학생회는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양방향적인 토론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