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살아나고 건설업 장기 동면’…광주경제 명암 엇갈려

입력 2021-05-20 14:01 수정 2021-05-20 14:05

광주지역 제조업체와 건설업체의 풍향계가 따로 돌고 있다. 제조·수출 업체는 기지개를 켜는 데 비해 건설업체들은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코로나19 충격파가 업종별로 엇갈리는 추세다.

20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주요 국가산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5월 70.4%까지 하락한 국내 국가산단 가동률이 2020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들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 첨단 산단의 경우 지난 2월 78.1%에서 3월 86.6%로 8.5%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등 가전제품 공장 가동률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첨단 산단 입주업체 생산액은 지난해 4/4분기 1조3815억 원에서 올해 1/4분기 1조6750억 원으로 21.2% 증가했다.

수출증가도 뚜렷하다.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최근 공개한 ’지역 수출·입 동향’ 자료에서 지난 4월 광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5% 증가한 14억7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냉장고, 반도체 등 지역 주력 품목의 수출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자동차 부품 수출이 무려 525% 늘어난 것을 비롯해 냉장고 104%, 에어컨 103% 증가했다. 기아차 광주공장(기아 AutoLand광주)을 주축으로 한 자동차 수출은 91.3% 늘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경기부양책에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자동차·가전 분야 구매 수요가 크게 확대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광주 건설업계는 여전히 긴 겨울잠을 자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코로나19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역별 건설공사 수주 현황’을 보면 건설업계 불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광주지역 건설공사는 전국 17개 특별·광역단체 중 수주건수 기준 15위, 금액기준 1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년 광주지역에서 발주한 총 건설공사는 2661건으로 지역 건설사는 이 중 1623건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총 공사금액은 4조9710억 원 가운데 광주 건설사 수주액은 1조307억 원 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은 지난 1월 광주 건설사 수주액이 2383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 1조1712억의 불과 2.1%를 차지한 수준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동차·가전제품을 수출하는 제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라며 “업종별 현황을 구체적으로 점검해 지역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