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재 미국 기업 800여개를 회원으로 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했다.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력에 이 부회장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암참은 최근 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삼성전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자립 노력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FT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에서 가장 중요한 임원인 이 부회장의 사면은 미국과 한국에 가장 큰 경제적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암참이 800여개 회원사를 준 ‘비정치적(non-political)’ 단체로서 한국의 기업과 업계 역시 이 부회장의 조기 석방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암참 측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데 주목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계기로 반도체 등 핵심기술 산업 공급망의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FT는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으며, 현재 뉴욕주 버팔로, 애리조나주 피닉스, 오스틴 세 곳 중 한 곳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한 화상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재구속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삼성은 한국 기업이지만 세계적으로도 리더십을 가진 중요한 기업”이라며 “삼성이 글로벌 리더십 유지하며 지속해서 기업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