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리카에 공급된 백신, 전세계 2%도 안돼”

입력 2021-05-20 11:11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유엔은 아프리카 지역에 공급된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 접종량의 2%도 미치지 못한다며 더 많은 백신을 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은 이날 아프리카의 갈등 해결 및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회복을 주제로 회의를 열고 의장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모두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적절한 가격의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 약, 백신 접종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들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더 많이 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ACT-A(치료제 및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공평한 배분을 보장하기 위한 이니셔티브) 및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백신의 공평한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를 통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보리는 또 아프리카를 포함해 백신이 필요한 나라에 더 많은 공급이 가능하도록 백신 지재권을 면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연설에서 백신의 제한된 공급 때문에 아프리카의 코로나19 회복이 늦어지고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오늘까지 전 세계에서 접종한 14억 도스의 백신 중 2%에도 못 미치는 2400만 도스만 아프리카에 할당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평하고 지속가능한 백신 보급이 빠르고 공정한 회복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비해 아프리카는 3.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무사 파키 무함마드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의장도 현재 아프리카가 직면한 최대 과제가 백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을 위협하는 “백신 보호주의와 민족주의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대륙이 여전히 바이러스와 변이로부터 보호가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가 안전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