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일부 직원을 선별해 지급하는 복지 혜택을 마련하려다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高)성과자를 선별해 복지 혜택에 차등을 두는 것이냐며 모호한 기준 등을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본사 직원 70여명에게 서울 시내 호텔 2박 숙박권을 지급하기로 하고 사내 예약 시스템을 마련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지급 대상은 긴급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 등에 참가한 직원으로, 각 부서에서 자체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 제도를 일단 시험 운영해보고 정식 도입할 방침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 방안이 ‘고성과자를 선별해 복지 혜택에 차등을 두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은 모호한 성과 책정 근거와 위화감 조성 등을 이유로 이번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 같은 논란에 여민수 공동대표는 회사 내부망에 ‘이해를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휴양시설 복지제도를 축소하거나 선별적으로 적용해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며 “번아웃이 우려되는 임직원에게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는 단발성 포상 제도”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 직원방에서 한 이용자는 “특정 휴양시설 ‘고성과자’한테 주는 전용으로 만들었다가 걸려서 어제 난리 났었는데 오늘 CEO가 답변 달았다”며 “사과도 아니고 해명도 아닌 이해를 바란다는 내용이라 지금 회사 분위기 장난 아니다. ‘싫어요’가 수백개 단위로 올라가는 중”이라고 폭로했다.
카카오의 건강검진 복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블라인드 이용자는 “건강검진 플러스도 있는 것 아느냐”면서 “일반 크루(직원)는 15만~20만원 사이, 플러스 크루는 100만원짜리 검진권이 제공된다. 검사항목 품질부터 넘사벽”이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잇따른 폭로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국 기업처럼 수평적이고 복지 좋은 척 하더니 결국 ‘한국 패치’ 다 됐네”, “고과 평가 기준이 제대로 돼 있다면 우수사원에게 특전 제공하는 건 나쁜 게 아니지 않냐. 핵심은 평가 기준이 제대로 안 된 게 문제다” 등의 반응이다.
이주연 인턴기자